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문단 편집) == 제작 과정 == [[모노노케 히메]]를 내놓고 은퇴를 선언했던 미야자키 하야오였지만, 어디까지나 감독직을 더 이상 안한다는 것이었고, 애니메이션 제작을 그만 둔다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콘도 요시후미]]가 감독한 [[귀를 기울이면]]처럼 기획과 각본은 직접 쓰고 감독직은 다른 사람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당초 미야자키는 카시와바 사치코의 동화『안개 너머의 이상한 마을』을 애니화하려고 했으나 여러 사정으로 무산된 뒤, 이후 1년 동안『煙突描きのリン』이라는 작품을 차기작으로 기획하고 스토리보드를 만들었다. 그 내용은 '린'이라는 20살의 화가 소녀와 60살의 노인이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었는데 이것도 [[스즈키 토시오]]가 반대해서 기획은 무산되었다. {{{#!folding 스즈키 토시오가 밝힌 제작 비화 1 ▼ ||「[[이웃집 야마다군]]」의 제작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을 무렵, 미야 감독이 내 방에 나타났다. “스즈키 씨, 새 기획이 완성됐네. ‘굴뚝 화가 린’이란 작품이야.” 도쿄를 무대로 목욕탕 굴뚝에 그림을 그리는 20세 여성이 어느 음모에 휘말리면서 한바탕 대소동이 벌어지는 이야기라고 한다. 상대 측 보스는 60세 할아버지.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니 그 할아버지는 미야 자신이었다. 그리고 서로 적대시하던 두 사람은 나이 차를 뛰어넘어 사랑에 빠진다……. 당치도 않은 러브스토리였다. 어떻게 해야 할까? 잠시 생각했지만 당시는 「이웃집 야마다군」으로 정신이 하나도 없을 때였다. “그럼 진행해주십시오”라고 대충 대답하고 그 자리를 넘겼다. 미야는 그로부터 1년간 본인의 아틀리에인 니바리키(2마력)에 틀어박혀 ‘굴뚝 화가 린’의 이미지 보드를 그렸다. 1999년에 접어들어 「이웃집 야마다군」 제작을 한 고비 넘기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무렵, 「[[춤추는 대수사선]]」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이럴 수가! 이게 뭐야?” 숨을 쉴 수 없었다. 코믹한 형사물을 가장했지만 요즘 젊은이들의 마음과 사고방식, 행동패턴까지 멋지게 표현되어 있는 게 아닌가. 이것이 현대의 감성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그때 불쑥 ‘굴뚝 화가 린’이 떠올랐다. 미야는 지금 환갑을 코앞에 두고 있다. 그런 나이에 20세 여성을 사실적으로 그릴 수 있을까? 나는 그 길로 곧장 니바리키로 향했다. 미야가 ‘굴뚝 화가 린’을 준비하고 나서 그의 아틀리에에 가는 것은 처음이었다. 도대체 몇 장이나 될까, 6평 정도의 사무실 벽에 이미지 보드가 빼곡히 붙어 있었다. 지금까지 항상 급하게 제작에 들어가는 바람에 이미지 보드를 차분히 그릴 시간이 없었다. 그런데 이때는 준비 기간이 1년 가까이 있었던 덕분에, 그림을 마음껏 그릴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림에서 눈길을 돌린 채 「춤추는 대수사선」 이야기를 했다. “실은 지금 막 「춤추는 대수사선」이란 영화를 봤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의 마음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젊은 감독이 만들면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시대성이 반영된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지요.” 그는 벌떡 일어나더니, 벽에 붙어 있던 이미지 보드를 한 장씩 떼서 쓰레기통에 던져넣었다. “스즈키 씨, 한마디로 말해 이런 기획은 틀렸다는 거지?” 그런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내 얼굴에 쓰여 있는 감정을 읽어낸 것이리라. 그러더니 잠시 입을 다물고 있다가 별안간 이렇게 말했다. “치아키 영화를 만들까?” 치아키는 [[닛폰 TV]] 영화부에서 지브리를 담당하고 있는 오쿠다 세이지의 딸이다. 당시에 딱 열 살로, 해마다 여름이 되면 신슈에 있는 미야의 오두막집으로 놀러오곤 했다. 가족들까지 모두 친해져서, 미야와 나는 치아키를 몹시 귀여워했다. “그 부모에게 맡겨두면 치아키는 어떻게 될까? 치아키를 위해 영화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나?” 부모를 대신해 치아키에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미래를 제시한다……. 오지랖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미야다운 점이기도 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무대는 ‘에도 도쿄 건물원’이라고 한다. 에도 도쿄 건물원은 [[에도시대]] 이후의 역사적 건물을 보존해둔 야외 박물관으로, 나는 수십 번이나 다닐 만큼 이곳을 좋아했다. 내가 ‘굴뚝 화가 린’ 기획을 반대해서 자존심이 상했으리라. 그런 동시에 치아키와 에도 도쿄 건물원을 꺼내면 절대로 반대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반격의 카드를 꺼낸다. 1년 동안 준비한 기획을 아낌없이 버리고 새로운 기획을 제시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5분. 그 단호함과 집중력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그 즈음 지인들을 자신의 별장에 초대해서 소풍을 갔을 때 일어났던 해프닝(지인의 딸이 냇물에서 놀다가 신발이 떠내려갔던 소동)에서 착상을 얻고, 지인의 10살난 딸을 주인공으로 그 소녀를 위한 이야기를 만들기로 했다. 그 지인이란 [[닛폰 테레비|니혼 테레비]]의 직원인 오쿠다 세이지였고 딸의 이름은 '치아키'였다.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한 어린 소녀가 스튜디오 지브리의 영화 속 같은 세계에 흘러 들어와 온갖 이상한 일을 경험하고, 자신도 미처 모르고 있었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용기와 힘을 발휘한다는 내용이었다. 감독은 31살의 유망주 [[안도 마사시]]에게 맡기기로 했다. 그런데 안도는 미야자키의 각본과 그림콘티로 감독을 하는 것을 거절했다. 안도는 [[리얼리즘]] 지향으로 미야자키와는 만들고자하는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였다. 어쩔 수 없이 미야자키 본인이 감독으로 복귀하였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는『안개 너머의 이상한 마을』의 영향은 작품 안에 남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야자키가 너무나 좋아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이웃집 토토로]]》에 나오는 [[고양이 버스]]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고양이 캐릭터 [[체셔 캣]]을 모티브로 한 것이고,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자신과 친하던 아는 소녀(앨리스 리들)를 위해 쓴 소설이다. 놀랍게도 센과 치히로 역시 미야자키가 10살짜리 꼬마 아가씨를 위해 만든 작품이다.]와 [[크라바트]]를 밑바탕에 깔고 있다. {{{#!folding 스즈키 토시오가 밝힌 제작 비화 2 ▼ ||기획이 정해지자 미야 감독은 스토리에 살을 붙여나갔다. 부모와 같이 터널을 지나 쇠퇴한 테마파크 같은 곳에 도착한 치히로는 신비한 세계로 흘러들어간다. 그곳에는 수많은 신들이 찾아오는 [[목욕탕]]이 있었다……. 그 발상의 밑바탕에는 [[NHK]]에서 방송했던 「고향의 전승」이라는 다큐멘터리가 깔려 있었다. 일본의 전통적인 축제나 신들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미야 감독과 나는 매주 그 프로그램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 안에 신이 온천장에 와서 피로를 푸는 장면이있었다. 미야는 어떤 경우에도 구체적인 이미지부터 들어가는 사람이다. 아마 머릿속에서 「고향의 전승」에 나온 신과 에도 도쿄 건물원에 있는 목욕탕, 그리고 어린 시절 대중목욕탕을 찾았던 기억이 하나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리하여 목욕탕 이미지가 단숨에 꽃을 피웠다. 그로부터 1년 후, 그림 콘티가 40분 정도 완성되었다. 마침 황금연휴 도중이었다. 다른 스태프들이 모두 쉬는 연휴는 미야와 차분히 대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스튜디오에 가자마자 그가 곧바로 다가왔다. “스즈키 씨, 안 그래도 기다렸네.” 후반부의 스토리가 대강 정해졌으니까 들어달라고 했다. 미술감독인 다케시게 요지와 작화감독인 [[안도 마사시]]도 있었다. 그는 화이트보드에 그림을 그리면서 흐름을 설명해주었다. 유바바에게 이름을 빼앗긴 치히로는 다부지게 일하면서 이름을 되찾기 위해 싸움을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유바바를 해치운다. 그런데 유바바의 뒤에는 더 강한 마녀이자 유바바의 언니인 제니바가 있었다. 치히로 혼자의 힘으로는 제니바를 이길 수 없다. 그래서 하쿠의 힘을 빌려 둘이 해치운다. 치히로는 결국 이름을 되찾고, 돼지로 변해 있던 엄마와 아빠를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데 성공한다……. 미야는 열변을 토했지만 나는 가슴에 와닿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물쭈물하고 있었더니 그가 내 표정을 읽어내고는 물었다. “스즈키 씨, 뭐가 불만이야?” 그런 때는 즉시 대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유바바를 해치우고 나서 다시 제니바를 해치우면 이야기가 길어지잖습니까? 지금 완성한 부분이 40분인데 그것까지 더하면 족히 세 시간은 될 겁니다.” 순간적으로 한 말이지만 그의 얼굴에는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미야는 다카하타와 달리 영화를 길게 만드는 것을 싫어한다. 나는 다시 결정타를 날렸다. “뭐, 세 시간이면 어때요? 미야 씨 영화는 항상 두 시간 전후였으니까 이번에는 과감하게 길게 만들어보시죠. 지금이라면 개봉을 미룰 수 있으니까요.” “그건 싫어. 세 시간 짜리를 만들려면 몇 년 걸리는 줄 알아? 생각만 해도 피곤해.” 잠시 침묵이 있고 나서 그는 “아! 스즈키 씨, 기억나?”라고 말하며 가면 쓴 요괴라고도, 신이라고도 할 수 없는 기묘한 캐릭터 그림을 그려냈다. “다리의 난간에 있었던 녀석이야.” “아아, 신들이 잔뜩 있었을 때…….” [[가오나시]]의 원형이었다. 그리고 그 캐릭터가 목욕탕에서 난동을 부린다는 스토리를 거침없이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 사이가 불과 3분. 놀라운 집중력이다. 그 말을 듣고 내 머릿속에서 이율배반적인 생각이 두 가지 떠올랐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분명히 재미있다. 하지만 가오나시의 안에서 마음의 어둠 같은 것을 보는 아이도 있지 않을까? 이 영화가 계속 의식의 밑에 자리해서, 인격 형성에 영향이 미치면 어떡하지? 열 살배기 아이를 위해 만드는 영화가 그렇게 된다면 문제가 아닐까……. 원래대로 유바바를 해치운 뒤 하쿠와 힘을 합쳐 제니바를 물리치는 것으로 가야 할까? 생각에 잠겨 있자 미야가 채근했다. “스즈키 씨, 어느 쪽인지 결정하게.” 나는 황급히 대답했다. “유바바를 해치우는 쪽이요. 가오나시로요.” 내 한마디로 영화가 완전히 달라지므로 가슴이 굉장히 두근거렸다. “알았네.” 하지만 그런 영화를 만들어도 되는지, 나는 그 후에도 계속 머리를 감싸고 고민했다. 솔직히 말해 히트하는 것은 가오나시라고 생각했다.「[[모노노케 히메]]」 때부터 느꼈지만 단순한 권선징악 스토리로는 관객의 시선을 끌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오락 영화에도 철학이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훌륭한 영화감독은 모두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미야 감독도 무의식 중에 시대의 심층을 느끼는 면이 있다. 그래서 마음의 어둠을 상징하는 가오나시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사람들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가오나시에게 정신없이 빠졌다. 아마 의식의 밑바닥에서 가오나시와 이어져 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리라. 미야의 대단한 점 중 하나는 건전함과 불건전함을 모두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좋아한 이유는 오락성과 철학성을 모두 겸비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